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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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단체협의회
  • 작성일[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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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츄세츠주에 사는 ‘오웬‘은 정기적으로 <디즈니 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며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나누곤 하는데 오늘의 영화는 ’라이온 킹‘이다. 한 회원은 피아노로 주제곡을 연주하고 클럽의 리더인 오웬은 ‘디즈니 영화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화두를 던진다. 회원들은 ‘라이온 킹’에서 삼촌‘스카’가 주인공 ‘심바’에게 끼친 영향을 자신과 연결하며 저마다의 생각을 열렬히 피력한다. 이 영화클럽의 특징이라면 회원들이 모두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오웬 역시 3살에 자폐진단을 받았다.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은 세상과 소통을 멈춘 오웬이, 디즈니 영화 속 캐릭터들과 대화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던 3살 이전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웬은 언제나 디즈니 캐릭터들과 함께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였던 오웬의 아버지는, 멀쩡하던 아이가 느닷없이 세상 모든 것이 자극이 되어 두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가 세 살에 사라져 버린 느낌, 누가 아이를 납치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했다. 큰 비용을 들여 워싱턴의 실험학교에 입학시켰으나 도리어 언어와 사회성 저하되었다.
 

1년 동안 홈스쿨링을 했지만 아버지는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고 한다. 다시 특수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친구들의 놀림으로 더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고 한다. ‘너네 집 에 불 지르고 부모를 죽일 거야’라는 욕설을 실제상황으로 받아들인 오웬은 부모가 죽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한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 때 오웬은 <노틀담의 곱추>에서 ‘콰지모도’가 성에 갇혀 있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았다. 오웬은 매 순간 자신의 심정을 담고 있는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그들과 대화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는 <미녀와 야수>를 보았고, 친구를 원할 때는 <정글북>을, 포기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헤라클래스>로 용기를 충전했다. <피노키오>는 진짜 소년이 된 기분을 채워주었으며 가슴 설레는 사랑이 찾아왔을 때 여자친구에게 미키마우스 목걸이를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했다.
아버지는 오웬과 처음 나누었던 1분 30초간의 가슴 벅찬 대화를 잊지 못한다. <인어공주>에 빠져있던 아이에게 손 인형으로 말을 걸었을 때 아빠는 비로소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오웬은, 이전에 들은 단어나 문장을 반복하는 반향언어(echolalia)로 이야기한다. 이런 증상은, 언어가 어느 정도 발달한 자폐증 아동의 85%에서 나타나는데 타인과 의사소통하려는 하나의 시도로 본다. 반향언어는 보다 발전된 언어가 생겨나기 전 예비 단계(precursor)로 이해되고 있으며 오웬의 언어는 영화 속 대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번의 눈 마주침을 간절히 원하는 아버지가 아들의 디즈니 세계로 들어가 보니 그곳에는 자기보다 나약한 존재를 도와주고 사춘기 형을 이해하는 속 깊은 동생이 있었다. 오웬은 디즈니영화 속 캐릭터들로 자기의 삶을 인용하고 있었다.
오웬의 23살은 특별하다. 졸업과 함께 ‘독립’이라는 숙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겠지만 세 살 이후로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오웬이 집으로부터 120킬로미터나 떨어진 개호주택단지에서 혼자 살아야 한다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영화는 가족과 교사에 대한 인터뷰가 주로 등장하는데 부모를 비롯한 많 은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만 날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오웬의 독립을 위해 학교와 부모, 지역사회가 여러 번에 걸쳐 준비회의를 하는 장면이다. 일상생활 훈련, 사회성 측정 등 단계별로 진행되는 면밀한 시뮬레이션은 장애인이 사회 속 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안정감으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오웬은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말한다.




 

오웬은 이삿짐을 싸면서 <덤보>를 본다. <덤보>는 커다란 귀로 놀림 받던 아기코끼리가 큰 귀로 나르는 법을 배워 자신감을 얻는다는 줄거리다. 이삿짐을 풀고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간 밤에는 <밤비>를 보며 잠든다. 엄마가 사라지고 숲에 남겨진 아기사슴이 자신과 같았을까. 오웬이 오늘 밤 꿈속에서 디즈니의 친구들을 모두 만났으면 좋겠다. 오웬은 아기코끼리 ‘덤보’처럼 커다란 귀로 하늘을 날고 그들과 함께 숲과 벌판을 달릴 것이다. 엄마를 잃었지만 마침내 숲의 왕자로 거듭난 ‘밤비’에게서 용기를 흠뻑 공급받아 새로운 아침을 맞을 것이다.
매년 4월 2일은 2007년 유엔이 정한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이다. 이 날은 자폐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자폐인들이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자폐증은 평생을 안고 가는 발달 장애로 많은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날에는 자폐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자는 의미로 ‘파란 빛을 밝혀요(Light it up blue)’ 라는
구호와 함께 각국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파란색 조명을 밝히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자신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수많은 오웬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마음속에 파란빛을 밝히고 그들과 대화할 준비를 한다면 디즈니 영화 밖에서도 우리는 그들과 조금 더 의미 있는 친구가 될 것이다.

출처 - google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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